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18)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산에서 나무를 해다 팔며 노모를 극진히 모셨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이 없었고,

행여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흐트러질까 결혼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그의 나이 환갑을 맞게 된 날이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나무 한 짐을 지게에 올려놓고, 잠시 낮잠이 들었을 때입니다.

꿈인 듯 생시인 듯 신선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너의 성실함과 효심에 감동한 하늘의 선물이니라.

이제 가난에서 벗어나 남은 생만큼은 부귀와 영화를 누리도록 하여라.”

눈을 떠 보니 항아리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 금덩이가 가득 있었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나무꾼은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금항아리를 지고 가려면 저 나무를 다 내려놔야 할 텐데, 아까워서 어쩌지?’

‘금항아리는 한 번도 안 져봐서 힘들겠어. 난 나무 지는 게 더 편한 걸.’

결국 그는 금항아리는 놔둔 채 익숙하디익숙한 나뭇짐을 지고 가버립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의식은 ‘나무꾼’에 묶여 있었습니다.

나무꾼으로서의 관념 관습이 뼛속 깊이 배어버렸기에,

그는 부귀영화를 준다 한들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익숙해져버린 것, 지금까지의 자신만 버리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건만,

우리의 의식 역시 그렇게 과거에 묶여 있지는 않았는지요.

뿌리 깊은 관념 관습을 버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리면 버려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우리 모두에게 주신 하늘의 선물입니다.

 

 

빼기가 대안이다

아이들의 성윤리에 대한 가치관 상승시켜줘

박필선 50세. 보건 교사. 창원 합포고등학교

근래에 초등학생들의 성폭력 관련 사건들이 자주 뉴스에 등장한다. 청소년 성문제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대중문화 전반에 퍼져 있는 성 상품화, 성교육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환경은 청소년기에 부정적인 성 가치관을 형성하여 인생 전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20년 가까이 보건 교사를 해오면서, 과학적 지식이나 성윤리를 강요하는 현재까지의 성교육이 실제 아이들의 성 가치관 변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보다 근본적인 의식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마음 버리기 프로그램을 기존 성교육에 접목하는 것이 아이들의 성 가치관 함양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 초등학교 5학년 두 학급을 임의로 뽑아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반과 비교반으로 나누어 연구반 학생들에게는 8주에 걸쳐 12번, 수업 시간 도입부와 후반부에 10분씩 마음 버리기를 지도하였고 비교반은 기존의 성교육만 실시하였다. 그 결과 연구반 아이들의 성 가치관이 눈에 띄게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마음수련 소감

 ♥ 모르고 음란물을 봤는데 그 마음을 버릴 수 있어서 속이 시원했다.

 ♥ 여자는 바지를 많이 입으면 안 된다는 지긋지긋한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어서 개운하다.

 ♥ 항상 있던 쓰레기들이 없어지는, 꼭 더러운 방을 치운 것 같고, 가뿐해졌다.

 ♥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마음수련을 가르쳐주신 보건 선생님께 감사하다.

 ♥ 해가 다시 뜨는 것처럼 마음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다.

신체적 열등감, 성에 대한 충동의 기억 버리게 해

설문지 응답 결과 사춘기 변화에 대해 60%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성에 대한 우월감이나 열등감, 남자 혹은 여자라서 차별받았던 기억,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했다. 또한 뚱뚱해서, 키가 작아서, 여드름이 나서, 축구를 못해서 등 스스로 생각하는 신체에 대한 열등감, 몸에 신체 변화가 처음 나타났을 때의 불안감이나 두려움, 친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 성에 대한 호기심, 충동이 일어났을 때의 기억들도 찾아서 버리도록 지도하였다.

‘불쾌한 접촉, 우연히 본 음란물에 대한 기억 버리고 싶어요’

누군가로부터 신체적 불쾌감을 느꼈던 경험에 대해 발표를 시켜 보면 서로 하겠다고 손을 들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가까운 부모나 형제, 친척들로부터 불편한 신체적 접촉을 경험하였다고 했다. ‘기억들이 자꾸만 떠올라 마음이 불편하고 너무 싫은데 안 지워져요’ ‘선물이 왔다고 해서 이메일을 클릭했는데 기분 나쁜 동영상이 나왔어요’라고도 했다. 조사에서 나온 수치보다 상당히 많은 성폭력과 음란물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성폭력에 관해 듣거나 경험한 이야기, 뉴스나 인터넷, 드라마, 영화 등에서 본 음란물 등을 버리는 시간을 특히 많이 가졌다.

마음수련 전후에 대한 설문 조사

설문 조사는 총 20문항으로, ‘나는 지금 나의 성에 만족한다’ ‘나의 몸이 어른처럼 변해가는 것이 이상하고 불안하지 않고 기쁘게 느껴진다’ ‘아버지도 가정일이나 아이 교육 문제 등을 엄마와 같이 책임져야 한다’ ‘장난으로라도 이성 친구의 몸을 만지거나 껴안는다든지 하는 행동도 성폭력이라 할 수 있다’ 등을 질문했다. 답변은 ‘매우 그렇다~전혀 아니다’의 5가지 항목을 선택하게 했다. 각 질문을 ‘성 심리 및 성 역할’ ‘이성과 결혼’ ‘사회적 환경 및 성윤리’ 3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합한 긍정적 응답자 수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연구반은 3가지 영역 모두에서 20~31% 증가했음이 밝혀졌으나 일반적인 성교육만 받았던 비교반은 1~7.5%가 증가하거나 감소한 영역도 있었다.

마음수련 프로그램이 초등학생의 성 가치관 함양에 매우 효과적이며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검증할 수 있었다.

* 이 내용은 2009년 ‘전인학회 춘계학술대회’ 때 발표된 바 있습니다.

 

빼기가 나를 바꾼다

불면증,

너 잊은 지 오래구나

 

처음 밤잠을 설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잠만 자면 꿈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주로 가족들, 주변 친구들이었다. 잠을 깨면 또 악몽을 꿀까 봐 다시 잠들기가 두려웠고 잠자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한숨도 못 자는 날이 많았다. 이틀에 한 번 낮잠 한두 시간을 자며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을 비롯해서 모든 일에 의욕이 전혀 없었다. 식욕도 뚝 떨어져 하루에 한 끼를 먹었고 몸은 너무 힘든데 잠은 오지 않는 상태가 몇 년간 계속됐다. 건강은 안 좋아지고 몸무게도 10kg 가까이 줄어들었다.

아버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하셨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기에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불면증 치료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막연하게 어떤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자유를 찾아 밴드에 들어가 악기도 배우고, 종교나 역사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 봐도 결과는 내 생각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가슴이 정말 답답했다. 나 혼자 사회 부적응자가 된 기분이었다.

마지막 선택으로 한국을 떠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정했다. 한편으로는 아예 돌아오지 않을 생각도 있었다.

그러다가 호주 행을 2주 정도 남겨두고, 유학 준비로 지친 마음을 추스를 겸, 마음수련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부모님이, 주변 사람들이 내 마음에 못을 박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처받고 그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수련을 하며 내 속을 들여다보니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속으로 꾹꾹 눌렀던 나만의 감정들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게 했고 악몽으로 나타났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고, 기대하고 또 실망해서 멀리 떠나버리고 싶고…. 오랜 세월 그걸 감당해야 했을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수련 일주일이 지나자 그 마음들이 빠져나가면서 그동안 힘들고 괴로웠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주만큼 큰 마음이 되어 보니 상처 줄 일도, 상처받을 일도 없었다. 진정한 자유로움은 바로 변하지 않는 참마음에 있었다.

나는 호주 행을 취소하고 계속 마음 버리기에 매진했다. 수련 둘째 주부터는 잠도 아주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개운한 잠은 7년 만이었다. 몸무게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수련을 시작한 지 1년이 흘렀다. 이제 불면증이란 건 잊은 지 오래다. 꿈도 잘 꾸지 않고 깊이 자고 가끔은 늘어지도록 늦잠도 잔다. 덕분에 직장 생활도 잘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잠깐 일시적으로 느끼는 자유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영원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자 변화이다.

이시연 26세. 직장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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