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작가는 1970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199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그동안 개인전 4회와 5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습니다. ‘사라져가고 있는 추억의 따스함’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정성껏 담고 있는 작가의 그림은,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따듯하고 소중한 정서를 다시 일깨웁니다.

 

 

내가 ‘구멍가게’ 펜화를 연작하게 된 것은 1997년 경기도 광주 퇴촌(退村)으로 이사하고 난 뒤다. 나라가 IMF 진통을 겪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기이다. 집에서 작업실까지 걸어 다니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발견한 양철지붕 구멍가게를 촘촘한 펜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예 ‘구멍가게’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강원도에서부터 전라남도 끝자락까지 십여 년 동안,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보았던 우리 현실은 결코 녹녹치 않은 삶의 현장이었지만, 그곳에는 분명 고고함과 여유와 따스함이 함께 쉼 쉬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피고 녹음이 짙어지고 시린 가지 위에 잔설 날리고, 여백의 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버티어선 구멍가게들.

그러한 구멍가게들에서 내 마음도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동시대의 대표적 서정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내 작업의 모태라면, 그 곁에 엄마가 있다. 터진 옷을 기워줄 엄마의 보물 상자 반짇고리가 있고, 차가운 밤공기를 마시고 집에 돌아오는 나를 위해 묻어둔 포근한 이불 속의 공깃밥이 있다.

투박하지만 서민적인 반짇고리나 모란꽃 문양의 수가 놓아진 이불이나 베개, 그 속의 공깃밥 같은 모성(母性)의 또 다른 기억이 내 작업을 계속하게 할 것이다.

삶의 손때 묻은 이야기, 엄마 품 같은 포근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림을 내 그림 속에 담고 싶다.

 

_ 이미경 <작업 노트> 중에서

 

 

이미경 개인전- 연연불망(戀戀不忘)
2013. 6. 28- 7.11. 가회동60

http://www.gahoedong60.com/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60번지

 

 

 

이미경 작. ink pen on paper. 55×55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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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acrylicink pen on paper. 55×45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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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ink pen on paper. 100×6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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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acrylicink pen on paper. 50×4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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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acrylicink pen on paper. 80×53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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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acrylicink pen on paper. 40×38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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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ink pen on paper. 69×44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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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 acrylicink pen on paper. 180x120cm.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