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어머니는 늘 모시옷을 곱게 입고 계셨다.

치자나 쪽물로써 엷은 미색과 옥색 천을 손수 염색하여 입으신 한복은

어린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특히 형제들의 옷이나 보자기 등 생활용품을 만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 어머니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쓰고 남은 천 조각을 모아두었다가 만든 보자기는

그 속에서 알뜰한 생활정신과 미적 감각, 그리고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전통 보자기에 나타난 기하학적 구성과 추상적 표현 방법을 보다 보면

저절로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예술적 감각에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앞으로도 평면의 조각보인 네모꼴의 어우러짐에서

또 하나의 자그마한 소우주를 찾고 지혜와 복, 아름다운 감성을 접목하여

서로의 우주관을 하나의 뜻으로 공유하련다.

 

– 김영순 ‘작가노트’ 중에서

 

 

월간 마음수련 2013년 10월호 ‘에세이 앤 갤러리’에 함께한 김영순 작가는 30여 년간 전통 조각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섬유예술의 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984년 첫 번째 개인전 이후 두 번째 개인전부터 모시와 천연염색을 접목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서울은 물론 뉴욕, 도쿄 등 국내외에서 42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일본 교토 후리쯔대학 교환교수, 목원대학교 미술대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퇴임 후 현 홍익대학교 미술디자인교육원 교수입니다.

 

 

천연염료, 모시, 자수사, 면, 한지 / 패치워크, 손자수, 손바느질, 미싱. 160x234c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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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 / 수직. 137x54cm.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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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자수사, 생사, 한지, 우표 / 패치워크, 손바느질, 손자수, 미싱, 사라사. 50x55c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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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자수사 / 패치워크, 손바느질, D.T.P, 미싱. 17x17x10cm, 14x14x8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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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한지, 베, 자수사 / 패치워크, 손바느질, 손자수. 60×60cm.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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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실크, 아크릴, 자수사, 비즈, 자개 / 패치워크, 손바느질, D.T.P, 미싱. 45×78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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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자수사, 모시, 생사, 베 / 패치워크, 손바느질, 미싱. 32×33c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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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실크, 아크릴, 자개, 비즈, 자수사 / 패치워크, 손바느질, 미싱, D.T.P. 27×48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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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실크, 아크릴, 자수사 / 패치워크, 손바느질, 미싱. 24×43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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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료, 모시, 자수사, 실크 / 패치워크, 손바느질, 미싱, 홀기기염. 55×84cm.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