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고민 상담소

50대 중반의 남자 직장인입니다. 아이가 셋인데, 첫째가 대학생이고 나머지는 고등학생, 중학생이에요.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앞길이 막막한데, 퇴직 압박만 다가옵니다. 젊은 사람들은 치고 올라오는데, 몸은 잘 안 따라주고, 머리도 예전만큼 안 돌아가고요. 집에서는 근엄한 가장처럼 보이지만, 제 안의 자신감은 점점 사라지네요. 제가 이 아이들을 끝까지 잘 키울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무겁습니다.

마치 몇 년 전의 제 모습 같아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저도 23년간 다녔던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이 모든 게 이 나이 대에 겪는 당연한 거다, 받아들이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게 되었지요. 장점도 많더라고요. 풍부한 경험, 다양한 인맥, 긍정적인 마음 같은 것. 님께서도 님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한번 찾아보세요. 고개를 조금만 들어보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지금 하는 일과 인연을 우선적으로 소중히 대하다 보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 잊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임왕규 / 덕산케미컬 대표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고민을 듣자니 마음이 애잔해집니다. 간혹 아버지 연배 분들을 만나면,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셨음에도 잔뜩 움츠린 어깨가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럴 때면 삼겹살에, 소주 한잔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더라고요. 아버님께 지면상으로나마 소주 한잔 올립니다. 그동안 저희들 키우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 파이팅입니다!

김진솔 / 직장인

님과 같은 고민을 하는 남편과 함께 그 고비를 지나온 주부입니다. 제 경우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 남편 사업이 어려워졌어요. 참 힘들었지요. 그런데 오히려 그 고비가 아이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어려운 상황이 되니까, 장학금도 받으려 애쓰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지혜롭게 생활을 꾸려가더라고요. 그간 아빠가 성실하게 살아오셨으니, 퇴직한다 해도 아이들도 이해를 해줄 겁니다. 아빠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아내와 자식들이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혼자서만 고민하지 마시고, 가족들과 마음을 나눠보세요. 열심히 살아도 실패가 올 수 있는 게 인생입니다. 그 나이가 되면 누구나 자신감이 떨어지고요. 아빠는 괴로운데, 나머지 가족들이 행복하긴 어렵죠. 이 고비가 가족들을 더 단단히 만들어줄 겁니다. 김성희 / 주부

우리 아빠도 예전에 이런 고민을 하셨을 거 같아 글을 써봅니다. 제가 중학교 때 아빠가 빚보증을 잘못 서서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졌거든요. 그땐 아빠를 많이 원망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돈 벌러 지방에 가신 아빠에게 짧은 메일이 왔는데, 마지막에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쓰셨어요. 그거 받고 진짜 많이 울었어요. 아빠는 혼자 많이 힘들었을 텐데, 너무 죄송했어요. 사실 저도 아빠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렇지만 아빠가 먼저 다가오시니까, 대화도 하게 되고 아빠를 이해하게 됐어요. 자식들이 아빠를 이해해 주기만 해도, 고민의 많은 부분이 풀리실 것 같아요. 말로 하기 힘드시면 편지를 써보세요.^^ 홍연희 / 대학생

저는 79세 노인입니다. 지금에 와서 50대 중반의 나이를 바라보면, 참 젊었구나 싶어요. 정말 젊은 나이고, 무엇이든지 시작해볼 나이지요. 지금 생각을 바꿔보세요. 나는 젊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고. 별 생각이 다 들어도, 그런 것 따위는 버려버리고 활발하고 떳떳하게 사시면 좋겠네요. 퇴직하고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나이에 일을 하고 있고요. 사람이 한평생 살다 보면 바른 길도 있지만, 구부러진 길, 오르막길 다 걷게 되지요. 그런 것을 겪어내고 나서야 더욱 큰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운동하세요. 그게 자신감의 비결이 될 겁니다.

장래원 / 직장인

20대 중반의 직장 여성입니다. 저는 너무 소심한 성격에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못 들어서 정말 고민입니다. 예를 들면 “오늘 이쁘네” 칭찬해주면 저 사람이 오늘 뭐 부탁할 거 있나? “청소를 하자” 하면 내 자리가 지저분한가? 지금까지 내가 청소를 못 했나?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그런 혼자만의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오해하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이런 성격으로 앞으로 사회생활이나 잘할 수 있을지…. 저도 심플하고 쿨하게 살고 싶은데 정말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