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당신"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우리들의 노바이처

“왜 그렇게 울었어요? 그깟 놈 보내기가 그렇게 서러웠어요?” 두 번째 수술(전절제) 후 첫 회진 때 오셔서 하신 노동영 박사님의 첫 말씀이었다. 수술 결과가 어땠는지 초조하게 기다리던 나는 그만 피식 웃음이 난다. 긴장되고 아마득한 상황에서도 박사님의 ‘툭’ 던지는 한마디는 긍정의 힘이 되어 잔뜩 웅크렸던 마음이 풀어지곤 했다. 대한민국 최고 명의답지 않은 소탈함과 친근함에 두려움은 어느덧 절반이… Continue reading

오늘도 아빠처럼 전진합니다

아빠는 군인이 천직이셨다. 군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 강직, 규율, 성실은 아빠와 잘 어울렸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 넘어 주무실 때까지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는 법이 없이 스스로를 엄격하게 컨트롤하셨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도, 아빠는 항상 무언가를 배우며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이다. 당신의 자식들도 그러한 성향을 닮기… Continue reading

나의 꿈을 찾아주신 최성욱 교수님

최성욱 교수님과의 첫 만남은 2008년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 1학년으로 복학했을 때다. 그분은 같은 학교와 학과를 졸업한 선배로, 사업가이자 IT컨설턴트로 일하던 중 후배들을 위한 좋은 뜻을 품고, 높은 연봉도 포기하고 학교로 돌아온 30대 후반의 젊은 교수였다. 당시 나는 아무런 꿈과 목표가 없었다. 무기력하고 그저 놀기만 좋아하고 공부와는 담 쌓고 지내던 철없는 대학생이었다. 수학, 영어 실력이 중학생… Continue reading

선생님의 그 한마디가 저를 키웠습니다

학창 시절 참 가난했다. 학비는 엄마가 마련해 주셨지만 용돈이나 참고서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고등학생 아르바이트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대중목욕탕 청소, 남의 집 빨래 등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해 용돈을 모았다. 하지만 참고서를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시절 내게 큰 힘이 되어준 분이 바로 심현택 선생님이다. 고2 때 담임 선생님이었던 심선생님은 어느 날, 나를 불러… Continue reading

진심의 힘 알려준 대만 바이어 부부

나는 우리 매장의 가장 큰 바이어 부부를 소개하고 싶다. 바로 윈과 그의 아내 링. 대만에서 굉장히 큰 액세서리 도매 숍을 운영하는 중년의 동갑내기 부부다. 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작년 여름이었다. 액세서리 도매 매장엔 한국 물건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만,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바이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남의 나라에 왔으니 더… Continue reading

우리반 2.9(이쩜구) 그리고 진욱 오빠

2.9(이쩜구) 너무나 익숙한 이름. 의정부여고 2학년 9반. 이과반의 맨 끝 교실. 유난히 개성이 강했던 우리는 공부보다는 체육대회, 백학제(학예회), 연극회 같은 것들을 더 즐겼었어. 담임 선생님은 매번 꼴찌를 하는 성적 때문에 꽤나 골치 아파하셨지. 학기 초 게시판을 꾸밀 때였어. 우리는 노오란 주전자에 휴지를 휘휘 풀어 종이죽을 만들고 물감을 섞어 색을 낸 다음, 던졌지! 뒤편 게시판으로 던져지는… Continue reading

나의 스승 박선생님

박선생님과 나는 부천시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며 같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였다. 하지만 박선생님은 나보다 십 년은 어려 서로 어울리는 선생님들은 달랐다. 그리고 10년 후 우리는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마침 앞뒤로 아파트도 가까이 있어서 자주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퇴근 후면 동네 공원에서 만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잡다한 가정사를 논하곤 하였다. 하지만 이듬해 내가 교감 발령을… Continue reading

시아버지께 배우는 느림의 미학

늘 신경이 쓰이던 돌무더기가 있었다. 보고 다니면서 눈에 영 거슬렸다. ‘이걸 어떻게 정리 좀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당연히 포크레인 같은 기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을 들여가며 포크레인을 부르기엔 그리 아쉬운 게 아니어서 그냥 두고 보기만 했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답답해하면서…. 그런데 시아버지께서 그곳을… Continue reading

면목동 최고의 오지랖, 최경자 여사

  나는 우리 면목동의 아름다운 마담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이 마담을 소개하자면 면목시장 내에서 미용실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면목동에서 제일 오지랖이 넓은 분이다. 나 또한 면목동 토박이로 이 시장에서 20년 이상 사진관을 운영하며 알게 된 분으로, 이분을 앞에 놓고 인정(人情)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 마담(애칭)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른 아침 출근해 양은… Continue reading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주던 그 선배

우리가 살면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를 만나는 시기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고등학교 이전이나, 대학교 이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마음을 열고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그 선배를 통해 알게 되었다. 15년간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 생활 끝에, 나는 결국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가 조교를…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