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있는 풍경"

어디에 핀들 꽃이 아니랴, 야생화

604 왜개연꽃 주로 여름에 시골 작은 냇가나 연못에서 피어난다. 햇살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 위의 꽃 무리들이 마치 노란 나비가 날아오르는 듯하다. 사진 & 글 이남희 수생식물은 어려운 조건에서 찍는 것 중 하나다. 허리까지 차는 물속에 들어가 몇 시간을 작은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도록 조심스레 기다려야 한다. 그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만나는 꽃들의 미소는 가히… Continue reading

여백, 비워야 채워지는 무한의 공간

강화도 해 질 무렵 바닷가. 강화도 동막리. 2011. 사진 & 글 전학출 어린 시절, 꼴망태를 메고 아버지 뒤를 쫓아 나섰다. 안개가 유난히 자욱한 저수지 길을 돌고 돌아 산을 오르면, 한 편의 수묵화 같은 풍경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그 기억 때문인가. 지금도 안개 자욱한 풍경과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 시절의 풍경들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그 떨림을 느끼며 새하얀 화선지에… Continue reading

이 멋진 세상을 음미하라 _몽골 2

글 & 사진 이용한 <시인, 여행가> 몽골에서는 여자에게 “암사슴 같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예쁘다’는 최고의 찬사이다. 반면 남자는 “늑대 같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용감하고 멋지다’는 뜻의 찬사이다. 우리나라에서의 늑대 같다는 표현과는 상반된 의미로 통한다. 몽골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처음 늑대와 암사슴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믿고 있고 이런 이야기는 신화로도 전해져온다. 그래서 몽골 사람들은 초원이나 구릉에서 늑대를… Continue reading

모든 바람이 이곳을 지나간다 _몽골 1

글&사진 이용한 <시인, 여행가> 사람들은 종종 커피를 마시다 말고 카페 창밖을 보며 “아,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여행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여행 가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남아 “어디로 가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뭐, 글쎄 아무 데나” 하면서 얼버무린다.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거기가 어딘지는 스스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가고자 한다면 가야 하는… Continue reading

이 겨울 가장 찬란하게 빛나리 _자작나무

사진 & 글 박강섭 국민일보 기자. <우리나라 그림 같은 여행지>의 저자 하얀 피부로 인해 ‘숲 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두산 일대와 강원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북위 45도 이상의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며, 기름기가 많아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자작나무’다. 자작나무는 우아하다. 엄동설한의 추위를 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그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Continue reading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엄마하고 나하고’

사진 & 글 후쿠다 유키히로(Fukuda Yukihiro) 번역 오쿠토미 코우지 ‘엄마하고 나하고’는 25년에 걸쳐 촬영한 것 중에서 동물 모자(母子)의 사진들을 모은 것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으로 알려진 야생동물의 세계에도 나름 행복한 순간은 있다. 서로에게 다가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또래들과 재밌게 놀고 새근새근 잠을 자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동물 사진을 찍는 이유다. 동물에게 다가가는… Continue reading

한옥, 마음을 비우다, 삶을 채우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우리 반 아이들 절반은 한옥에 살았다. 자연을 닮아 더없이 아늑하고 편안했던 한옥.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춥고 불편해서 살기 힘든 곳이 되었고 점차 사라져갔다. 한옥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던 나는 20여 년 전부터 안동, 경주, 보은, 강릉, 북촌 등 한옥의 정취가 살아 있는 지역의 고택(古宅)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한옥은 밖에서 들여다보는 공간이 아닌 우리가… Continue reading

히말라야 커피로드

우리에게 커피는 너무나 친숙한 음료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마실 수 있는. 대부분 커피의 생산지로는 대규모 농장이 있는 브라질과 에티오피아를 떠올린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중 네팔, 그것도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온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마을 주민이라야 열한 가구가 전부인 아스레와 말레(Aslewa Male)마을, ‘좋은 사람들이 여기 정착하다’라는 뜻을 지닌 이 마을 사람들은 커피 농사를… Continue reading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지구를 꿈꾸며

전 세계 오지를 돌며 전 세계 사진가들이 사진을 찍는다. 거대한 자연, 밀림 속의 사람들, 숲과 사막과 바다에 사는 동물들. 그것은 생생한 기록이자 자연과의 대화이다. 실제로 몇 장의 사진만 넘겨봐도, 대자연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하늘, 땅, 바다의 각 생명체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보르네오 섬 열대우림의 코뿔새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열대우림에서 코뿔새들이 투구처럼… Continue reading

가을의 길목에서 개구리 왕자님을 만나다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의 길목에 세상 구경 나오신 진짜 개구리 왕자님을 만났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방울토마토와 발갛게 잘 익은 사과에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이 붉은 것은 무엇인고? 백성들에게 유용한 것인가?’ 꼼꼼히 살펴보시는 듯했습니다. 아, 언제나 백성 생각뿐인 멋진 왕자님…. 초가을 햇살처럼 싱그러운 상상 한번 해봤습니다. 2004년 9월. 경기도 화성 옛날에 엄마 말이라면 덮어놓고 반대로만 하던 청개구리가…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