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어느 한때 참으로 고요한 찰나를 만났습니다. 잠시 숨 고르기라도 하는 걸까 참으로 고요한 새벽이었습니다. 안개 사이로 비쳐지는 시리디시린 하얀 풍경…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우리 함께 있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일산 호수공원. 2010년 1월

사진, 글 김선규

눈보라 몰아치는 추운 겨울. 농가를 기웃거리는 작은 새를 위해 농부는 호두 부스러기를 소쿠리에 담아 내어줍니다. 그리고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자식 입에 먹을 것 들어갈 때 제일 좋다는 엄마 미소입니다. 땅의 마음, 농부의 마음, 엄마의 마음은 역시 하나인가 봅니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 2007년 1월

인디언들은 말을 달리다가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뒤돌아본다 하지요. 뒤늦게 오는 자기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라 합니다. 자기가 걸어온 눈길을 뒤돌아보는 저 비둘기. 한 해 동안 정신없이 걸어온 길을 반성하게 합니다. 혹 내 영혼은 두고 껍데기만 온 건 아닌지….

창덕궁 후원. 2005년 12월

사진가 김선규님은 1962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하여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초대 사진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문화일보 사진부 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보도사진전 금상, 한국언론대상, 한국 기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생명의 숲 운영위원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고향산책> <까만 산의 꿈> <살아있음이 행복해지는 편지93통> <희망편지>등이 있으며 <6시내고향>(KBS-1TV)에서 ‘강산별곡’을 진행했습니다. http://www.ufo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