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기부 단체 ‘끼친’

취재 문진정 사진 제공 끼친

매주 주말, 직장인의 로망 ‘늦잠’을 포기하고 이른 아침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잠실 석촌호수공원, 아이스링크까지 도심 곳곳에서 자신의 끼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청소년과 저소득층 소외 아동의 바르고 밝은 성장을 위한 재능 기부 단체 ‘끼친’의 회원들이다.

이들의 재능을 한데 모은 사람은 바로 ‘끼통령’이라 불리는 김영광 대표. 우연한 기회에 범죄자들의 대다수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기사를 접한 그는 자주 가는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글의 제목은 <‘끼’를 나눌 ‘친’구를 찾습니다!>. 누구나 재능은 하나씩 있으니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써보자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2010년 9월, 20~30대 직장인 6명이 모여 한강에서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으로 시작된 ‘끼친’은 현재 회원 수 700여 명의 국내 최대 재능 기부 단체로 성장했다. 교육자, 가구 디자이너, 벤처기업 대표, 하키 선수, 사진가까지, 70종류가 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이것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끼친’의 형태이다.

아이들의 밝아진 얼굴만 봐도 일주일의 에너지가 충전된다는 끼친 회원들은 재능 기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그래서 더 긍정적이고 만족스런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말한다. 월급날만 기다리는 당신, 인생이 지루한 당신이라면 지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의 끼는 무엇일까?’ ‘이걸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

드림하이

나눔아트마켓

청소년들의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 ‘잡(JOB)수다’, 소외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 ‘드림하이’, 아이스하키를 통한 스포츠 멘토링 ‘위키드’, 재능 기부를 통한 문화 마켓을 열어 운영비를 마련하는 ‘나눔아트마켓’ 등 다양한 재능 기부 행사가 매달 열리고 있다.

그 외에도 미디어 팀 ‘미친’, 멘토링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홈페이지 구축을 담당하는 IT팀 ‘잇’, 디자인팀 ‘ㅁㅎ’, 대학생 팀까지, 인원이 많다 보니 언제든지 끼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다양한 이들의 집단적 아이디어가 모여 기부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끼친’만의 힘이자 강점이다.

cafe.naver.com/kkitchen

금옥여고 임한욱 교사 지금까지 진로 멘토링이라고 하면 대개 명문대 교수님을 모시고 성공담을 듣는 형식이 많았어요. 왠지 나와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라서 아이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할까요. 그런 면에서 ‘끼친’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5개 직업별로 반을 개설하고 아이들이 두 개 반을 선택해 수업을 들었는데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채워주고, 공감해주는 실질적인 멘토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생관이나 직업에 임하는 마음가짐 등 깊이 있는 대화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끼친 잡수다’ 멘토링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던 것 같습니다.

김영광 대표 이야기 사실 소외 아동들의 교육 문제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어요. 저도 청소년기에 갑작스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대학 때는 한 선배님의 지원을 받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너무 감사했고 큰 힘이 되었죠. 그래서 저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꼭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지금 가진 재능을 잘 쓰고 있나?’ 고민하게 된 거예요. 대학, 대학원 교육까지 받은 인재들이 그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죠. 그것들을 필요한 아이들과 나누면 너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의미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그것은 참여하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능 기부를 통해 직업과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생활의 활력이 되었으면 합니다.

누구나 뭔가 하나라도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은 있잖아요. 그게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한번 참여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를 느끼고 사람의 가치와 희망을 발견하게 된 것처럼 많은 분들이 재능 기부의 기쁨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귀한 주말 쪼개서 열심히 해주는 회원 여러분들께,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평생 감사해도 부족할 사람들~ 당신의 재능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거~^^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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