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사용 줄이는 사회적기업 ‘브링유어컵’

취재 문진정 & 일러스트 최정여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비싼 요즘, 커피 한 잔을 1,500원에 마실 수 있는 방법, 있기? 없기? 있기! 바로 청년 사회적기업 ‘브링유어컵(Bring Your Cup)’에 그 방법이 있다.

학교 선후배로 만난 이범규(23), 전지웅(26)씨는 졸업하기 전에 뭔가 의미 있고 다이내믹한 일을 해볼 게 없을까 아이디어를 낸 끝에 지난 1월, 브링유어컵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게 된다. 텀블러를 제작·판매함으로써 일회용 컵 사용도 줄이고, 제휴한 카페에 그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 이후 김민주(25)씨와 김영준(30)씨가 합류했고 지금은 홍대 앞, 신촌 등 서울 대학가의 50여 개 카페에서 1,500원만으로도 아메리카노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공공장소에서의 컵 대여 서비스, 환경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크고 작은 일들을 꾸려가고 있다. 이 청년 기업의 당찬 움직임에 동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500원으로 커피 마시는 법

① 브링유어컵 홈페이지(bringyourcup.co.kr) 또는 제휴카페를 통해 텀블러(1만 원)나 멤버십 링(개인 텀블러가 있는 경우 사용, 3천 원)을 구매한다.

② 멤버십 링 구매 경우 링을 텀블러에 장착한다.   ③ 브링유어컵 홈페이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내 주변 제휴 카페를 검색한다.   ④ 텀블러를 들고 제휴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테이크아웃한다.

커피 전문점에서는 1년에 3억 개 가까이 되는 일회용 컵이 사용되는데 그중 14%만 재활용이 될 뿐 나머지는 그대로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회용 컵 사용량도 줄이고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직접 설문 조사를 해서 대중에게 인기 있는 디자인의 텀블러를 골라 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선 무작정 홍대 앞 카페를 일일이 찾아가 사장님을 만났어요. ‘1,500원’ 얘기를 꺼내자마자 ‘우리는 그런 원두 안 쓴다’고 손사래를 치셨죠.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였어요. 하지만 3주간 80여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좋은 취지에 공감해주시는 사장님을 한 분, 두 분 만나게 되었고, 가능성을 보게 되었지요.
반신반의하던 손님들도 한번 이용해 보고 나서는 가게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경각심도 갖게 되고, 자신의 작은 행동이 환경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뿌듯함도 느끼고요. 차근차근 자연스럽게 커피 문화가 바뀌고 개인 컵 소지 문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전지웅/브링유어컵

처음 저희 커피집에 제안을 하러 오셨을 때 아주 순수한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신다 싶었어요. 그래서 선뜻 참여하게 되었고 작은 힘이나마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일에 쓰이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서너 분은 텀블러를 가지고 오세요. 근처의 대학생들뿐 아니라 중장년층께서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손님들이 뿌듯해하시고 좋아하시는 거 보면 기분이 참 좋아요. 그리고 오히려 정상 가격보다 더욱 커피 품질에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가격이 저렴하니까 혹시나 무성의하게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안 드시게 하기 위해서요. 손님들 입장에서는 좋은 커피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고 일회용품을 많이 안 쓰게 되니까 환경에 도움이 되고, 카페 입장에서는 홍보도 되고, 좋은 일에 참여한다는 보람도 느끼고, 여러모로 참 좋은 매개체를 만들어주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이정화/남산커피집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