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거품 빼고 말하기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 어떻게 생각할까 의식하다 보면 빙빙 돌려 말하거나 과장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말이 말을 만들고,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갈등은 쌓이고 오해가 점점 커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진솔하게’ ‘거품 없이’ 말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 우리 모두 좀 어렵더라도 나 자신에게부터 솔직해지고 진심으로 말하기로 약속하면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소중한 인간관계의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저희 편집진 솔직하게 말씀드려봅니다.^^ – 편집진 올림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순 있지만 누구나 솔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진실한 사람의 아름다움은 무엇과도 비길 수가 없다. 솔직함은 겸손이고 두려움 없는 용기다. 잘못으로 부서진 것을 솔직함으로 재건한다면 그 어떤 폭풍에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것이 되리라. 가장 연약한 사람이 솔직할 수 있으며, 가장 여유로운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자신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 테클라 매룰로 ‘고요히 머물러 사랑하기’

진실이 있는 말은 결코 장식되지 않고,
화려하게 장식된 말에 진실은 없는 법이다. – 노자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완전히 솔직해지려면 모든 것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려면 먼저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음지와 양지’ 모두를 알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 엘프리다 뮐러 카인츠

추하든 아름답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이 이상 든든한 출발이 어디 있으랴
– 칼릴 지브란

상대에게 바람 없이 말하기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말하기 상대를 귀히 여기며 말하기 가식 없이 말하기 내가 먼저 잘못했다 말하기 가르치려고 하지 않기 나를 위한 신세타령이나 헛말은 하지 않기 허황되지 않는, 지킬 수 있는 말하기 감사하며 말하기 등불을 밝히는 말하기   상대에게 유익하게 말하기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말하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하기 밝고 명랑하게 천진하게 말하기 살아 있는 말하기 살리는 말하기 따듯한 정으로 말하기 형제의 눈에 눈물 흘리지 않게 말하기 자신부터 먼저 돌아보고 하심이 되어 말하기 우주마음이 되어 말하기– 말하기를 떠올리며

뇌를 잘 쓰려면 정직해야 한다

세계적인 뇌과학자이자 가천의대 석좌교수 조장희 박사는 “두뇌를 계발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거짓말을 할 때 사람의 뇌를 촬영해 보면 뇌가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뇌가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하면 다음 질문에는 어떻게 하나 생각하니까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제대로 말하는 사람은 그냥 말을 하면 되죠. 정직하게 살아서 정말 필요할 때 진짜 머리를 쓰는 게 중요합니다. 정도(正道)를 가면 정말 필요할 때 뇌가 에너지를 쓸 수 있습니다.”

묵은 마음 털어놓는 가족회의를 제안합니다

우리 가족은 설 명절을 앞둔 음력 섣달 그믐날 밤 11시에 온 가족이 모이면 가족회의를 합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서로한테 섭섭하고 서운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겁니다. 부모, 자식, 며느리들도 마음에 쌓인 게 있는데 할 말 못 하면 갈등이 생겨 안 되겠구나 싶어 제안해서 시작한 게 올해로 벌써 18년째가 되었지요.

이 자리에선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말을 귀담아 들으며 질문을 던지는 등 중간자 역할을 잘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서운하고 힘들었던 당사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풀리고, 그 말을 듣는 상대방 역시 자초지종을 말함으로써 오해가 풀리는 것을 경험합니다.

또, 이런 점은 고쳐나가야겠구나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가족회의를 통해 묵은 마음을 털어내고 새 마음으로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은 더 화목해졌기에, 다른 분들께도 이런 가족회의를 제안합니다. – 김삼식. 70세. 경북 문경시 농암면

솔직한 대화, 인간관계를 맺어주는 첫걸음

주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심심치 않게 부딪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속마음을 얘기하면 ‘속 좁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쉽게 털어놓지 못했다. 하지만 감정이 상하면 두고두고 불편해하며, 어느 순간 응어리진 감정이 시한폭탄처럼 나를 압도할 때가 있다. 그런 마음에 휘둘려 사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상대방을 배려한다며 돌려 말했지만, 오해는 더 커졌다. 좀 무뚝뚝해 보여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오해 없이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솔직해지기로 결심했다.

몇 년 전, 엔지니어로서 개발자와 일할 때였다. 근데 그 사람의 말투나 표정에 감정이 상해 같이 일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일단 자리를 피했다. 그 순간 내 마음엔 ‘회사를 그만두던가, 아니면 직접 대면하지 말고 모든 것을 문서와 메일로만 하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문득 그 개발자와 얘기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솔직히 내 마음을 밝히고 상대방의 심정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님, 아까는 마음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같이 일하다 보니 문득 제가 하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님과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도만 생각하게 되더군요. 왜 서로가 얼굴을 붉히면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시에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고스란히 말하자 그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겉도는 얘기를 했지만, 피하거나 핵심을 먼저 꺼내지 않고 계속 듣기만 했다. 그랬더니 그 역시 잠시 후 지금까지 한 얘기는 모두 핑계였다며 회사 생활의 힘든 점을 털어놓았다. 그리고는 매일 출근하면서 짜증 내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잘되지 않는다며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려 참느라 힘들었다. 마치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순간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견딜 수 없었던 시간들. 거기서 비롯된 분노…. 아마도 그의 감정에서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꼈나 보다. 그는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나 역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리는 서로 진심을 담은 악수를 나눴다.

– 왕지상. 38세. 회사원. 서울시 강남구 일원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