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움직이고, 순리에 맞게 사는 것. 몸에 대한 예의,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몸이 곧 우주라 합니다. 또 한 인간의 몸은 40억 년 지구의 역사를 품었다고도 합니다. 그 말인즉,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지요. 우주에서 온 소중한 몸. 귀찮더라도, 잠깐의 욕구를 참더라도, 이 몸이 가장 편하게, 가장 기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  부지런히 움직이고, 순리에 맞게 사는 것. 그것이 내 마음이 가장 기뻐하는 일이자, 내가 해야 할 가장 큰 도리일 것입니다. 몸에 대한 예의,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육체적인 노동으로부터 건강이 생기며, 건강으로부터 만족은 생기는 것이다. 배우지 못한 사람도 병약한 지식인보다 행복한 법이다. 건강의 고마움은, 앓아 보아야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항상 쾌활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 절제하는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 W. 피트

강의 범람이 흙을 파서 밭을 일구듯이, 병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파서 갈아준다. 병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견디는 사람은 보다 깊게 보다 강하게 크게 거듭난다. 설령 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교훈을 얻도록 하자. 오히려 그것을 밑거름으로 하여 더 나은 미래를 경작하자.  – C. 힐티  

한나라 때의 괴경이라는 사람은 나이가 120세가 되었어도 기력이 아주 왕성하였는데 매일 아침 침을 삼키고 이를 악물어 마주치게 하기를 열네 번씩 하였다고 하며, 이렇게 하는 것을 연정법(鍊精法)이라고 한다.

– 동의보감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는 조국에 충실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기 어렵다. 우선 좋은 부모,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이웃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식구를 위해서 나아가 이웃과 나라를 위해서도 건강해야 한다. 요새를 지키듯 스스로 건강을 지키자.  – 페스탈로치

말을 적게 하여 내기(內氣)를 기르고, 색욕을 절제하여 정기(精氣)를 기르고 담백한 음식으로 혈기(血氣)를 기르고, 침을 자주 삼켜서 오장의 기운을 기르고 성내는 것을 삼가 간의 기운을 기르고, 음식을 잘 섭취하여 위장의 기운을 기르고 근심과 걱정을 적게 하여 심기(心氣)를 기르는 것이, 각자의 생명력을 보전하여 타고난 수명을 지키는 방법이다.

함께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가 있었다. 또래라 금방 친해졌다. 한날은 그 친구가 왜 좋은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지런함에 끌렸던 거 같았다. 그 부지런함을 배우고 싶어 여섯 달 전부터 사무실에 출근하기 전 아침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찍 일어나면서 시간이 넉넉해지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가족들에게도 관대해진 것이다. 게으름을 피울 때는 내 일을 다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늘 있었다. 그러면서 남편과 아이들이 집안일을 도와주길 바랐고, 그러지 않는다고 원망도 했었다. 하지만 스스로가 부지런해지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생각만 있지 게으르던 내가 늘 맘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 이 순간에 움직이고 있다는 게 참 기특하고 대견했다. 그렇게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자 가족들을 더 챙겨주게 되었다. 신문 배달을 다녀와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가족을 위해 과일 주스도 만들어주었다.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움직이기 싫어하던 남편이 청소기를 돌려주고, 늘 늦잠 자던 아들 역시 아침 6시 10분이면 눈을 떠 나를 놀라게 했다. 내가 바뀌자 가족들도 함께 변하고 있었다.

– 이순희 / 45세. 경남 거창군 거창읍

25살 몸의 바닥을 경험하며 내 몸을 다시 돌아보다

나는 1980년대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엔 정말 ‘한건강’ 했다. 하지만 고3 때부터 이상 신호가 오더니 대학생이 되면서 병명은 점점 늘어났다. 허리 디스크, 위염, 비염, 장염, 결막염까지. 그 증상들은 취업을 한 후 더욱 심해졌다.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수도 없었고, 늘 습관처럼 속이 쓰렸다. 그러다가 심한 아토피 증상까지 생겼다. 고름이 생겨 진물이 흐르고 피가 나고, 매 순간 간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당장 일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무엇보다 사람 만날 때가 제일 괴로웠다.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 내 몸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본격적으로 이 병원, 저 병원 다녀보았지만, 그때뿐이었다. 돈과 시간을 쏟는 데 비해 몸은 낫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몸과 주변에 무심한 채 성과에 연연하다가 건강이 나빠졌으면서 치료와 개선 역시 같은 마음으로 접근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낸 후에야 비로소 내가 내 몸에 한 태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일이 바쁘니 후다닥 대충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치킨과 피자 같은 야식을 즐겼다. 꼼짝하기 싫다며 운동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 몸에 입혔던 옷, 먹였던 약, 발랐던 화장품…. 모두 몸에 해롭더라도 그때그때 편한 것, 남들이 보기에 좋은 것들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전부터   ‘너 이대로 살면 안 돼’라는 신호가 여러 번 왔건만, 그야말로 ‘몸 따위’에 관심을 갖기엔 나의 청춘이 너무나 바빴던 것이다.

몸에게 참 미안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몸을 새롭게 만드는 ‘몸테크’를 꾸준히 하리라 다짐했다. 아침은 꼭 챙겨 먹고, 한 끼를 먹더라도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려고 애썼다. 패스트푸드, 과자나 커피를 줄였다. 처음엔 참기 어려웠지만 입이 즐거운 것보다 속이 편한 게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손이 옮겨갔다. 건물 3층 정도는 계단으로 올라가고, 출근할 때도 목적지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서 갔다. 사무실 한쪽에 작은 화분도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한 시간에 5분쯤은 무릎, 어깨, 허리를 풀며 쉬는 시간을 가지려 했다. 그렇게 서너 달이 지나자 몸이 조금씩 달라졌다.

허리와 목이 덜 아팠고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았다.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깨달은 건 사람은 자연과 분리되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알게 된 건강 관련 정보를 블로그(blog.naver.com/imioi)를 통해 나누기 시작했다. 나처럼 자신의 몸에 무심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제부터라도 스스로를 돌봐주면 좋겠다. 그러면 몸이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진희 / KBS 피디.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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