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따듯해지는 힐링무비 ‘컬러풀colorful’

자신을,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자신을 둘러싼 관계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우리에겐 없다.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 애니메이션은 한 죽은 영혼이 ‘프라프라’라는 사후 세계의 안내자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신은 살면서 죄를 지었지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마코토’라는 학생의 몸으로 들어가 살면서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전생의 잘못을 깨닫는다면 새로이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겠습니다.”

영혼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남자아이의 몸에 들어가 그가 살던 집, 가족, 학교를 보면서 이 아이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다. 타인의 눈으로 본 마코토의 가족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집 아이가 왜 자살을 했을까.

공효음 문화칼럼니스트

하지만 마코토의 몸으로 하루, 이틀 살다 보니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능한 아빠, 불륜을 저지른 엄마, 부모를 무시하는 형 등 허울만 가족일 뿐이었다. 학교에서는 따돌림마저 당하는 마코토의 삶은 그 안에 들어온 영혼마저도 점차 마코토의 몸에서 사는 것을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러던 중 진심으로 자신에게 마음을 써주는 친구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어울리면서 하고 싶은 일,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게 된다.

영화의 핵심은 마코토에 들어간 영혼이 사실은 자살한 마코토 자신이라는 것이다.

실제 자신이었음을 전혀 모른 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부터 마코토의 눈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예전에도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들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였을 때에는 합리화로, 피해의식으로 절대 알지 못했던 것들. 그렇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 마코토는 다시 한 번 마코토(자신)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야말로 제2의 삶,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나는 가끔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자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종이에 적어보고는 한다. 거기서 가지를 뻗거나 쳐나가면서 우선순위를 세워보기도 하고, 생각보다 심각한 건 아니라고 진정하기도 하고, 솔루션을 좀 더 열심히 찾아본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 안에서의 객관이지, 타인이 보게 되면 완전히 다른 관점이 될 것이다.

영화 제목 컬러풀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것을 누리며 살아가라는 뜻이었다. 세상은 다양하고 인간도 다양하고 내 마음속 색깔도 다양하다. 마냥 흰 사람도 없고, 마냥 검은 사람도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나쁜 모습과 어두운 색이 있다고,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인정하며 사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늘 나는 착하고, 깨끗하고, 피해자라고, 모든 것을 자기의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가.

때문에 더욱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 환경, 습관들로부터 한발 떨어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일상은 모두 내려놓고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좋다. 그 짧은 시간이 어쩌면 내 안에 갇힌 다양한 나를 찾게 하고, 좀 더 큰 세상으로 나를 안내해 줄지 모른다. 아니 마코토처럼 아예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 아주 컬러풀한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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