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높지 않은 하늘에서 바라본 우리 땅

경북 영주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사진 & 글 신병문

평생의 꿈이 항공사진 촬영이었다. 그것은 내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땅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헬기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서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하늘 위로 날아가는 모터패러글라이딩을 보고 난 후 그 꿈에 다가갈 수 있었다. 비행 훈련을 받은 후 2011년 가을, 드디어 평생 꿈이었던 항공사진 촬영을 하게 되었다.

↑↑ 경남 사천시 가을 다랑논

↑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단풍

모터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찍은 사진들은 헬기나 비행기와 달리 그리 높지 않다. 때문에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풍경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때론 황토밭을 일구는 아주머니와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자연이 펼치는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산하 등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 전혀 다른 풍광으로 다가올 때마다 그 희열과 감동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하기가 어렵다.

↓전남 고흥군 김 양식장

하지만, 항공사진 촬영은 하루하루가 자기와의 싸움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바람을 체크하며 길을 나서고, 현장에 도착해서 비행 준비를 하는 데만 30분이 족히 걸린다. 막상 비행을 시작했는데 거대한 구름을 만나 한 치 앞도 알 수 없이 헤맬 때도 있다. 이륙 또한 중요하다. 바로 이륙을 성공하면 괜찮지만, 두서너 번 실패할 때면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매 순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이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초보 비행가로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100회가 넘는 비행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상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이 땅의 모습, 이 순간을 그렇게 담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날고 또 날았다.

사진가 신병문님은 1971년 경남 창녕 출생으로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하고 우리 땅 구석구석을 다니며 사진 작업을 해오다가, 최근에는 ‘하늘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란 주제로 하늘과 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 비행 장비를 타고 하늘에서 찍은 우리 땅 풍경을 통해 이 땅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소명 의식을 갖고 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5년간의 국토대장정 사진 기록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저서로는 <비상-하늘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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