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는 예술대학

‘OO은 대학’이란?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운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탄생한 ‘OO은 대학’ 네트워크는 2009년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프로젝트 ‘마포는 대학’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OO’에는 마포, 성북, 구로, 친구, 가족 등 어떤 단어가 들어가도 되고, 어느 곳이든 교실이 되며 누구든 수강생이 되는 틀을 벗어난 교육의 장이다. ‘OO은 대학’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지역의 숨겨져 있는 문화 예술 자원을 찾아내는 ‘술래’라고 불리는데 이름 대신 별명을 지어 부르며 수평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들이 지역 주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놀거리와 배울거리를 발굴해 나가는 것이 OO은 대학의 특징이다. 현재 지역별로 6개의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구로는 예술대학’을 만나본다. 취재 문진정

‘구로는 예술대학’은 ‘공단’으로 굳어진 구로의 이미지를 바꾸고 구로만의 문화 예술 활동을 만들어가고자, 지역 청년 활동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2010년 처음 만들어졌다. 구로예대의 첫 번째 강좌는 ‘마을대학 만들기학과’로 20명 남짓한 청년들이 구로시장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고 마을 지도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당시만 해도 ‘웬 젊은이들이?’ 하며 의아해하던 상인들은 3년이 지난 지금, 친근하게 서로의 별명을 불러가며 생생한 인생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선생님이자 동반자가 되었다. 더불어 작년 화재로 피해를 입은 시장 건물들도 정비하고 먹고사는 일에 바빠 서먹했던 앞집, 옆집 상인들과도 30년 만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시장의 분위기도 훨씬 화기애애해졌다고 한다. 벼룩시장과 콘서트를 열고 동네 잡지, 영화를 만드는 일 등 이제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마을기획단이 꾸려져 주민이 함께 구로만의 예술을 만들어가는 구로예대는 서툴지만 즐거움으로 무장한 구로만의 아이콘이자 자랑거리가 되었다.
구로예대
수강생 선발 기준
구로에 살거나 직장이나 대학을 다니는 청년, 동네 친구를 만들고 싶은 청년, 동네 친구들과 재미난 것을 만들어보고 싶은 청년, 사회적 경제나 마을에 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나 환영. 나이 제한 없음. 수강료 없음.
구로예대 수업들
‘기운 센 장어집’ 사장님의 룸바 교실 / 패션 연구원 박선생님의 연애를 부르는 코디법 강좌 / 미장원 아줌마에게 듣는 머리 자르는 교실 / 동네 카페 사장님께 듣는 커피 교실 / 동네 잡지 ‘구로커’ 만들기 / 주민들에게 디스코를 가르쳐주는 ‘토요일밤의 열기’ / 구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만들기가 진행되었고, 구로 아트밸리 앞 공원에서 매달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구로별별시장’ / 정년 퇴임한 선생님의 난타 교실 외 여러 강좌가 진행 중이다.

구로는 예술대학의 대표 술래 ‘삐융’ 박종호씨 이야기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자동차 업계의 직장을 다니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여러 달 치료를 받으면서 쉬는 동안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죠.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인가? 바라던 삶인가?’ 그러던 중에 ‘OO은 대학’을 알게 되었고 2010년 구로예대의 첫 번째 수강생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시장 상인들을 인터뷰하면서 구로의 숨은 고수를 발견하는 즐거움, 새로운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는 경험이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고 2년 전부터 ‘OO은 대학’이 저의 직장이 되었습니다.

정해진 커리큘럼을 짜고 강좌를 만들기보다는 누구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펼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제가 그랬듯이 많은 청년들이 지역에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즐거운 경험이 필요하고, 관심과 재미를 갖는 것이 그 지역에서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입문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포에는 ‘홍대’라는 문화의 아이콘이 있듯이 구로에도 자랑스러운 구로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서툴고 뭔가 부족하지만 ‘재밌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구로예대만의 특색도 유지하고 싶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구로에서 친구를 사귀고, 놀고 배우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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