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고민 상담소

제 고민은요?

전 50세의 주부(백수)인데 지독한 손치, 몸치, 느린 행동, 안경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고도근시, 사고로 인해 못 듣는 왼쪽 귀를 지녔습니다. 올봄 수급자를 위한 취업을 했지만 한쪽 귀만 들어서 일하는 데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중도 탈락했습니다. 요즘처럼 살기 빠듯한 세상에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제가 답답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모든 걸 빠르게 빠르게, 더 빠른 사람만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제가 살아갈 길은 없을까요?

제 생각은요!

저는 올해로 67세 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지금 나이까지 살다 보니, 사람의 행동이 느리고 빠르고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습니다. 아무리 빨리 잘하는 사람도 마음이 곱지 않으면 그리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왠지 고민녀 님께서는 마음이 참 고우실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귀 한쪽 안 들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돼요. 한쪽 귀만 듣고 한쪽 눈만 갖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취업에 탈락한 것은 일 자체가 님 하고 안 맞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일은 어떠실는지요. 저도 사는 게 어려워지면서 58세에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일은 어르신들하고 소통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지요. 한쪽 귀가 안 들리면 다른 한쪽 귀를 기울여 대화를 하면 됩니다. 손이 느리고 몸이 느리면, 조금 더 일찍 출근하여 미리미리 해야 할 일을 준비하면 됩니다. 저도 행동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작은 체구에 힘도 세지 않지만, 거구의 어르신들도 보살필 정도의 요령이 생겼습니다. 꼭 이 일이 아니더라도, 50세면 한창인 나이시니, 희망을 가지고 멋지게 님만이 가진 능력을 펼치며 사시길, 인생 선배의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박승금

저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우선 저는 님께서 조금만 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러 가서도 “저런 사람이 왜 여기 왔나” 그런 시선에 많이 부딪혔을 수도 있습니다. 위축되어 자신을 그 시선 안에 가두지 마세요. 손치, 몸치, 느린 행동들…, 그런 사람도 분명히 잘할 수 있는 게 있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가 시각장애 1급이십니다. 어머니 나이 40대 전후에 시각장애가 찾아왔지요. 처음에는 진짜 힘들어하셨는데 곧 “이게 내 복이고 내가 헤쳐 나가야 하는 일이다, 여기서 내가 힘들다고 하면 나는 무능력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다.” 그렇게 마음을 바꿔 먹으시더라고요. 지금은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지원하여 복지관 식당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희 엄마지만 대단해 보이는 건, 어디에 가서든 당당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나는 이러이러해서, 이런 일은 못한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 그래서 주로 칼질과 식당 정리를 하시는데 그 일에 인정을 받고 계십니다. 나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는 사람…, 혹여라도 스스로에 대해 그런 부정적인 게 있다면 조금 긍정적으로 바꿔 보세요. 그리고 낮은 등급이라도 병원에서 장애 등급을 받을 수 있다면, ‘장애인 일자리’를 구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게 어렵다 해도 동 주민센터, 여성일자리센터 등을 방문해서 사회복지사와 상담해보세요. 꼭 일자리를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박소정

저는 님과 비슷한 또래의 주부입니다. 주부인데 본인을 백수라고 표현해서 깜짝 놀랐어요. 일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처지가 참 안타깝지만 주부 역시 참으로 중요한 역할임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맘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집안을 살피고, 편히 쉬고 다시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닐 테니 말예요. 경제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돈보다 마음이 행복해지는 일을 찾으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님보다 어려운 사정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일주일에 한 번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사실 돈이 없으면 봉사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에 행복이 깃들면 자연스레 님이 원하시는 일도, 행복도 찾아오지 않을까요? 사정을 자세히 모르면서 조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세상이 꼭 빠른 사람에게만 손길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마음으로나마 파이팅을 보냅니다. 신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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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고 싶은 다음 고민입니다.

직장 생활한 지 10년 차가 다 되어가는 30대 여성입니다. 요즘 저의 최대 고민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겁니다. 요즘에는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재밌는 사람이 인정받잖아요. 꼭 인정을 원하는 건 아닌데 재밌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즐거운 에너지를 주고 흥을 돋우는 걸 보면 정말 부러워요. 저 같은 경우는 소심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회식 자리 같은 데 가서도 뻘쭘히 아무 말도 못 하고 와서는 후회를 하곤 합니다. 코미디 프로를 보고 따라해 보려고 해도 어색하고 쉽지 않더라고요. 유머 감각도 후천적으로 키워질 수 있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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