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앞으로 잘할게’ 아내에게 바치는 편지

여보, 그동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처음 만날 때부터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인(?) 습성 때문에 당황하던 당신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재미있구먼. 헐렁헐렁한 청바지에 꽉 끼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빗질도 하지 않은 채 당신을 처음 만났지. 당신을 처음 만나자마자 차 한 잔을 꿀꺽 들이마시고는 다짜고짜 커피숍은 답답하니까 스릴 있는 좋은 장소가 있다며 나가자고 했지.

“야호!”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바이킹을 타면서 당신이 무서워할라치면 보호해준다는 미명하에 얼른 손도 잡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골인을 하게 되었지. 참,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너무 불도저같이 밀어붙였던 것 같아.

같이 살면서 참 마음고생을 많이 시켰지. “저, 아주머니, 104호 문 앞에 어떤 분이 누워서 자고 있는데 아저씨 같아요.” 경비 아저씨와 함께 축 늘어진 나를 집까지 끌고 오느라 동네 망신당하게 하질 않나.

최근에는 술 취한 내게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음주 동영상 촬영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어. 눈을 비비면서 투덜대고 있는 내게 “자, 이것 보여. 눈 있으면 똑바로 봐. 지금부터 당신의 어젯밤 만행을 공개하겠어”라며 내 술버릇을 고치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각서도 쓰게 하고 동영상 촬영까지 하는 당신에게 입이 열 개라도 정말 할 말이 없어.

지난번에는 궁금해서 잠깐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지 부끄러워서 부리나케 동영상을 꺼버렸어. 잔뜩 술에 취해 속옷만 입은 채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내 모습이 무슨 괴물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야.

“당신, 이리 앉아봐. 이 동영상 어떻게 할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형님께 보내드릴까?”

당신의 협박에 속으로는 간이 콩알만 해졌지만 당당한 것처럼 연기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그동안의 전과(?)가 너무 화려했기에 당신이 제시한 용돈 중지와 40일 새벽기도를 따를 수밖에 없었지. 40일 동안 고난의 행군을 하고 나니 그래도 당신에게 속죄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마음이 편했어.

여보, 구제 불능 남편을 만나 지금까지 고생만 한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고, 이혼 안 하고 살아준 것 정말 고마워. 더구나 천사 같은 장인 장모님까지 만났으니 나는 복이 터진 놈 같아. 두 손자 녀석 키워주느라 고생하시고, 당뇨에 고혈압, 갑상선으로 편찮으신 장모님, 식도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으시면서도 “우리 손주, 보고 싶다”며 손주 바보를 자처하신 장인어른까지 늘 든든한 우리의 후원자이시지.

여보, 남자가 나이 먹고 힘이 빠지면 믿을 게 아내밖에 없다는 말을 요즈음 실감하고 있어. 지난번 교통사고와 신종플루로 고생했을 때 어깨 허리 주물러주고 찜질해주는 등 온갖 지극정성을 다했던 당신에게 감동 먹었어. 남자가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의지하고 싶은 편안한 상대가 마누라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병원 치료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

젊었을 때 젊음 하나 믿고 방탕했던 나 때문에 마음고생했을 당신에게 ‘에구, 그때 좀 더 잘할 걸…’ 하는 후회도 정말 많이 들어. 사람이 죽을 때 “~껄, ~껄” 하며 후회한다는데 나도 예외는 아닐 성싶어. 역시 내 곁에는 당신밖에 없어. 앞으로는 프로포즈했던 날과 같은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잘할게. 한 번 기대해 봐.

– 2014년 3월 당신의 영원한 반쪽으로부터

조원표 50세. 부천시 원미구 역곡2동

‘사랑하는 나의 아내 최윤정에게’

남편 조원표님의 마음을 담은

글귀와 함께 아내분께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나에게 꽃보다 아름다운

그 사람’을 소개해주세요.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담은 편지도 좋습니다.

소개된 분께는 꽃바구니 혹은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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