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하나가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어요

취재, 사진 정하나

“아프리카에서는 석달치 월급을 모아야 안경 하나를 살 수 있대요. 제가 일년에 안경을 두세 번 바꿨었어요. 그런데 단지 안경이 없어서 공부도 일도 못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나니까 안경 하나도 너무 소중한 거예요.”

동두천외고 동아리 ‘안아주세요’는 ‘안경을 아프리카의 이웃들에게 주세요’의 준말이다. 말 그대로 아프리카에 보내주기 위해 헌 안경을 모은 것이다. 2기 대표인 2학년 문주영 학생은 “동아리 애들이 대부분 안경을 썼는데, 그래서인지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에 더 공감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안아주세요’에서 헌 안경을 모아, 안과의료 봉사 단체인 비전케어서비스에 보내면 그곳에서 수리를 하여 아프리카, 몽골, 스리랑카 등의 개발 도상국에 보내는 것이다. 지난여름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에티오피아에 파견된 안과 전문의로부터 “안경은 아이들의 삶을 바꿔줄 것”이라는 협조 요청 메일을 받고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2008년 9월부터 최근까지 이 학생들이 보낸 안경의 개수는 무려 5,654개.

‘안아주세요’는 3학년 장경진 학생이 처음 만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캐나다인 영어 선생님이 들려준 ‘안경 기부’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한국에서는 안경을 갖다 줄 데가 없어서 안타깝다 하시면서 네가 이런 일을 시작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자료를 찾아봤더니 전 세계 약 1억3천5백만 명이 단지 안경이 없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경진양이 주축이 되어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 곳곳에 붙이고, 안경 수집함도 만들어놓았다. 3개월 뒤, 안경 백여 개가 모였다. 이게 될까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예상 외로 놀라운 결과였다. 처음에는 단짝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다가, 작년 말에는 아예 후배들을 선발했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자기 동네에 수집함 설치하기, 거리 홍보하기, 사진 만화 만들기 같은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렇게 하면서 언론에 소개가 되었고, 점차 안경을 기부받는 일도 많아졌다.

이들이 제일 기쁠 때는 당연히 각지에서 모아진 안경이 학교로 배달되어 올 때다. 하나하나 일일이 포장해서 보내준 초등학생, 친지들에게까지 연락해 가득 모아서 보내주신 아저씨, 안경점을 닫게 되었다면서 많은 안경알을 보내주신 분까지 감동이 밀려온단다. 특히 함께 온 격려의 메시지들을 읽을 때면 뿌듯하면서도 마음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세상에 따스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고요. 시험을 못 봤다거나, 사소한 일로 마음이 상해 있을 때 내가 왜 이런 걸로 속상해하고 있나 반성하게 돼요. 그리고 더 열심히 하자고 서로 격려하고 다짐하게 돼요.”

“예전엔 사고 자체가 부정적이고 혼란기였다”는 경진양은 처음엔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와줘’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단 실천하다 보면, 무언가 이루어지는 희망의 이치도 알게 되었다 한다. 새해에 대학생이 되는 경진양은 ‘안아주세요 동아리’ 대학부도 만들어 그 희망을 더 널리 알려나가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김은하, 명효신, 문주영, 최우리 학생. 뒷줄 왼쪽부터. 송효진, 박현경, 장경진, 이유정 학생.

점차 호응도 커져 부산국제외고, 이화외고  등 참여 학교가 10여 개로 늘어났다. www.projecthug.b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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