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사진가 신미식이 만난 케냐 지라니 합창단 아이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아무 문제없어’라는 뜻이다.
쓰레기 야적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고로고초 마을은 상상 이상으로 빈곤했지만 그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아이들의 노랫소리는 희망이었다. 지금도 지라니 합창단의 노래를 들었을 때의 그 환희를 잊지 못한다. 아프리카 음악 특유의 흥겨운 리듬과 간절한 울림은 노래 실력 이상의 특별한 힘이 있었다.
2006년에 만들어진 지라니 합창단은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고로고초 마을 사람들은 합창단의 정식 공연을 본 적이 없다. 노란색 정장 단복을 입은 아이들의 합창 사진을 찍기로 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도 합창단의 멋진 공연을 감상할 기회를 주었다. 마을 사람들은 너무 좋아하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다.
사진, 글 신미식

쓰레기가 바람에 날려 하늘을 덮었다. 그런데 왜 이 쓰레기들을 보면서 절망이 아닌 희망이 떠올랐을까.

+ 고로고초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외곽에 위치한 마을이다. 도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속에서 하루치 양식이나 내다 팔 물건을 찾아낸다.

+ 아이들에 대한 첫인상은 무기력함이었다. 하지만 아이들 하나하나를 만나,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곧 그들의 숨겨진 재능과 천진난만한 내면을 만날 수 있었다.

+ 쓰레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머리황새 외에 들개나 돼지들도 먹을 것을 찾는다.

 

아이들은 처음엔 제대로 된 발성은커녕 목소리조차 자신 있게 내지 못했다. 태어나서 음악 수업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깊은 영혼의 울림으로 노래를 하여 선생님들을 감동시키곤 한다.

+ 합창단 아이들이 연습실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밥을 먹는 것이다. 합창단에서 먹는 한 끼가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 매일 노래를 하는 아이에게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저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것인지만 생각하던 아이들이 이젠 동생을 돌보고 책임감이 생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다음에 크면…’이라는 꿈이 생긴 것이다.

+ 연습 시간에 늦어서 벌을 서는 아이들, 벌서는 것마저 재미있는지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지라니 합창단의 대표곡인 후잠보 송은 ‘하쿠나 마타타’라는 후렴이 계속 반복된다. 아무리 하찮고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삶의 이유를 찾고,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노래로 깨닫게 된 아이들이 쓰레기 야적장 주민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선보였다. 한 달간의 고로고초 마을과의 만남은 사진 에세이집 <지라니 합창단, 희망을 노래하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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