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수채화

사진, 글 김선규

부산 범어사에 다녀왔습니다.
금정산 자락에 자리 잡은 범어사는 천년고찰답게
뭇 중생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듯했습니다.
감지덕지 비까지 내려주었습니다.
메마른 세상이 촉촉해지기 시작하고,
이렇다 저렇다 열기 가득했던 내 마음도
정갈하게 식혀줍니다.
머릿속도 그 어느 때보다 맑아지는 듯했습니다.
덕분에 비 오는 날의 수채화 한 폭 담아봅니다.

2005년 8월. 부산 범어사에서

창문에 매달리는 빗방울들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들
그리고 산에, 바다에, 나무에, 풀잎에
무수히 떨어지는 빗방울들.
내 안에도 끝없는 생각의 빗방울들이 매달립니다.
 
어떤 것은 고뇌, 어떤 것은 환희
어떤 것은 그리움…
이들은 그대로 기도가 되어줍니다.
 
당신을 더 높이,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는
나의 소망이 빗방울처럼
내 마음의 창문에 매달립니다.

이해인

기도일기 ‘나의 소망이 빗방울처럼’ 중 (<두레박>에서)

사진가 김선규님은 1962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하여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초대 사진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문화일보 사진부 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보도사진전 금상, 한국언론대상, 한국 기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생명의 숲 운영위원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고향산책> <까만 산의 꿈> <살아있음이 행복해지는 편지93통> <희망편지>등이 있으며 <6시내고향>(KBS-1TV)에서 ‘강산별곡’을 진행했습니다. http://www.ufo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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