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 권위적이던 아빠의 대변신

“나는 가족에게 짜증을 많이 냈고 이것저것 많이 시키면서 부려먹다시피 하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빠였다!” 금융 기관에 종사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40대 중반의 가장인 그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한 직장에서 20년 이상 근속하며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가정에서는 밖에서의 스트레스를 모두 풀며 가족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그. 어느 날 마음 빼기를 시작하며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는데.

가족에게 도대체 어느 정도였나?      

내 뜻대로 안 되면 짜증을 많이 내고 고함도 많이 질렀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니 겉으로는 늘 웃을 수밖에 없다. 거기서 쌓인 스트레스를 가족들한테 풀었다고 해야 하나. 몸이 피곤하니까 물 떠와라, 리모콘 가져와라, 뭐 가져와라, 그냥 누워서 많이 시켰다. 경상도 남자인 데다 장남으로 자라서,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틀도 컸다. 집안일 하나 도와줄 생각을 안 했다. 화가 나면 물건 같은 것도 막 집어던졌다.

헐! 너무 무서운 아빠였겠다.      

지금 돌아보면 너무하긴 했다. 그런데 나도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다. 당시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겹쳤다. 회사에서는 윗사람들끼리 내분이 생기면서, 한쪽에서 다른 쪽을 고소 고발 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 졸지에 나도 고소를 당하는 입장이 되었는데, 그거 처리한다고 2년간을 휴일도 없다시피 일을 했다. 결국 기각 처리됐지만 너무 고통을 받았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항상 얼굴 보던 사람들이 어떻게 고발을 하나. 분노가 치밀고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그런 화, 분노, 스트레스가 가족에게 다 갔다.

그 후 누나가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충격을 받아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삶이 너무 버거웠다. 그때부터 불면증이 생겼다. 별의별 방법을 다 써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집사람은 머리만 대면 자는 거다. 그게 너무 미웠다. 자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내 고통을 알아줄 사람은 집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괴로웠다. 몸도 안 좋아져서 늘 설사를 하고 갑상선 기능 저하에 위도 안 좋아져 약을 달고 살다시피 하니, 애들이 웃고 떠드는 것조차도 짜증스러웠다. 조용히 하라고 소리 지르고. 그러면 집사람하고 애들은 쥐 죽은 듯 조용히 다녀야 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애들하고 집사람은 행복해 보이니까 질투도 있었다. 소외감도 느끼고.

그런데 어떻게 풀리게 된 건가.      

몸은 몸대로 지쳐가고 마음도 지쳐가고.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차라리 죽고 싶다. 그런 마음이 끝까지 차올라서 퇴근하자마자 집사람에게 ‘나 너무 힘들다. 더 못 살겠다’ 했다. 아내도 내가 힘든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깜짝 놀라더라. 그때 집사람이 마음수련이라고 있는데 가볼래? 했다. 마음수련? 처음 듣는 단어인데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거 같았다. 그날 바로 지역수련회에 가서 등록을 했다. 신기한 게 그러고 나서 그날 너무 잠을 잘 잤다. 아, 이제 뭔가 돌파구를 찾았구나 싶었다.


왠지 듣고 있는 내 마음이 다 놓인다.      

원래 의심이 많은 편이라 이상한 단체는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진짜 마음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20일을 하니까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빠지면서 복잡했던 머릿속의 생각이 줄었다. 진짜 되는 공부구나 확신했다. 그런 어느 날 ‘우주가 원래 나였구나’ 본성을 깨치는 순간, 너무 기뻤다.

가족에 대한 마음도 많이 버렸나.      

정말 많이 버렸다. 나는 내성적인 편인데 집사람은 활달하고 소탈한 성격이다. 그런 성격에 매료돼서 사귀게 되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나는 퇴근하고 오면 집이 깨끗했으면 좋겠는데, 집사람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주위 사람들이 따르는 성격이다 보니 외부 활동도 잦고. 그런 게 눈엣가시였다. 당연히 자주 부부 싸움을 했다. 그런데 마음을 버리다 보니, 집사람을 내 소유물로 생각했다는 걸 알았다. 독립된 존재인데 내 맘대로 내 기준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들도 그들의 생각이 있는 건데. 아내랑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보였고, 참회가 많이 됐다.

다행이다. 이제 달라졌나? 가족을 안 부려먹나?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그 차이점을 인정하고 조율해가려고 한다. 남자의 틀도 깨져 가정일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설거지, 빨래, 청소, 저녁에 애들 밥도 챙겨준다. 명절 때는 쌓인 설거지도 하고. 내 물도 알아서 떠다 먹는다.(웃음) 내가 가족을 위해 몸을 움직이고 그걸 통해서 집사람이랑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좋다. 지금은 거의 짜증 내는 일이 없고 짜증이 나도 그 마음을 보고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나로 인해 가족들의 생활이 너무 자유로워지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아들이 아침마다 뽀뽀해준다. 예전엔 무섭고 다가가기 싫은 아빠였다면 이제는 편안하고 믿음직한 아빠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한번은 아내가 솔직히 이런 사람하고는 도저히 못 살겠다,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진짜 안 힘들었겠나. 아내가 긍정적이니까 그나마 버틴 거다. 내가 안 바뀌었다면 어쩌면 지금 현실이 되었을지 모른다. 많이 미안했고 이제부터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까지 달라진 게 신기하다.      

근본적인 스트레스, 불안, 미움의 뿌리가 버려졌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나를 짓누르던 그 엄청난 마음들을 빼버리고 나니까, 언젠가부터 기혈 막힌 게 확 뚫리면서 불면증도 사라지고 건강도 좋아졌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남 탓을 많이 했는데 돌아보니 다 내 탓이었다. 내가 있어 그런 일이 생기고 그렇게 세상을 바라본 거였다. 성격이 예민해서 모든 걸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만약 지금 또 그런 일을 겪는다면 전혀 다르게 대처할 것이다. 원수 같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밉지가 않다. 모든 이에게 항상 진심으로 웃어줄 수 있어 행복하다. 내 자신이 봐도 놀랍다. 나를 버림으로써 엄청난 자유를 얻었다.

대단하다. 힘들어하는 40대 가장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에겐 마음수련이 진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 시대 가장들은 많이 힘들다. 표현하지 않아도 엄청난 무게감을 안고 산다. 그런 나의 삶을 돌아보며 비우다 보면, 내 본성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삶의 의미까지도 깨친다. 그럼 미래에 대한 걱정도 불안도 없어진다. 현실을 열심히 살면서 즐길 줄도 알게 되는 것이다. 가장이 행복하면 가정도 행복해지지 않겠나. 그래서 아빠들부터 꼭 마음 빼기를 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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