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이 만드는 종이 옷걸이 두손컴퍼니

취재 문진정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겨울, 하루하루 추위와 싸우고 있는 노숙인들을 생각하는 기업이 있다. 일하는 손과 돕는 손이 만나 탄생한 소셜 벤처 ‘두손컴퍼니’.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된 두손컴퍼니의 대표는 28세 청년 박찬재씨다.

2011년 여름,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로 인해 노숙인들은 서울역 인근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사설 용역을 피해 시간마다 자리를 옮기는 노숙인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박찬재씨는 곧장 막걸리를 사들고 서울역을 찾았다. 대부분 과거에는 정상적인 삶을 살다가 IMF 등의 위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앉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고민한 끝에 종이 옷걸이 제작을 생각해냈고 1년여의 준비 끝에 2012년 여름, 친환경 종이 옷걸이에 기업의 광고를 실어 수익을 내는 두손컴퍼니를 만들게 되었다.

옷걸이 광고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홍보 방법이라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것이 큰 장점이다. 현재 기업의 판촉물, 광고용 등으로 만들어진 옷걸이는 노숙인들이 직접 조립하고, 140여 곳의 게스트하우스에 배포되고 있다. 작은 옷걸이지만 만든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제품, 그러면서 사용하는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두손컴퍼니. 노숙인들의 손을 맞잡아주는 이들 덕분에 올 겨울은 더 훈훈할 것 같다.

박찬재 대표 이야기
대학생으로서 생각지도 못했던 창업을 준비하면서 6개월간 노숙인 관련 기관들, 사회적 기업 관계자분들을 만났어요.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게을러서 노숙을 한다’는 편견이 있잖아요. 실상을 들여다보면 간절히 재기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하게 된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노숙자’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거리 노숙인은 10~20%에 불과하고, 쉼터에서 자활을 준비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이 계세요. 새벽 네다섯 시부터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며 저 스스로도 편견이 많이 깨지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지요. 그래서 저희와 함께 옷걸이 조립 작업을 하시는 분들도 주로 자활 의지가 있는, 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입니다. 아직 ‘일자리’라고 할 만큼 안정적인 고용을 만들어내긴 어렵지만 최대한 지속적으로 일거리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흔히 농부의 고마움은 잊게 되잖아요. 그것처럼 우리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이걸 만들고 포장하고 운송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잊게 되는데 그 손길들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물건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연결 관계를 느낄 수 있게요. 노숙인들과 함께 조금 특이하지만 의미 있는 길, 누군가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가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상을 예방하는 방한화 선물 캠페인

두손컴퍼니에서는 최근 출시된 옷걸이 세트를 구매하면, 그 수익금으로 신발이 없는 노숙인에게 방한 신발을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옷걸이 디자인은 국민대학교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졌다. 1월 31일까지 참여하면 된다.

www.dohands.com / www.ohmycomp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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