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두 사나이가 하나 되어 가기까지의 생생한 이야기가 리얼 대담으로 펼쳐진다.

모범생과 날라리, 마음 비우고 하나 되다 박중원, 김조영 군
정리 김혜진, 사진 홍성훈

자칭 모범생과 날라리 두 사나이가 만났다. 성격, 취미, 관심사, 연애관, 대인 관계 등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너무 다른 박중원, 김조영 군. 눈 씻고 찾아봐도 공통점은 없었다는 두 사람, 하지만 마음을 버리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닮은 구석을 찾아내고, 친한 형 동생이 되어 가는데…. ‘마음수련’이 아니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극과 극의 두 사나이가 하나 되어 가기까지의 생생한 이야기가 리얼 대담으로 펼쳐진다.

난 공부로봇이었어, 난 폭주족이었지

학창시절에 난 공부만 했어. 밤새 공부하고, 일요일도 계속 공부만 해서 별명이 공부 로봇이었어.

그랬냐? 난 중3 때도 그렇고, 고1 때도 오토바이에 푹 빠져서 폭주족 애들이랑 다니느라 학교에 많이 안 갔는데.
부모님이 바빠서 집에 거의 안 계시니까 친구들도 우리 집에 자주 왔거든. 애들이 가출하면 다 우리 집으로 왔지. 가출 청소년의 집이었어.(웃음)

반에서 형 같은 애들 보면 무서웠어. 다가가기도 힘들고.(웃음)

야, 야. 너도 알겠지만 우리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은 잘 안 괴롭혀. 신기해서. 우리랑 너무 다른 존재니까.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근데 형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힘든 점 없었어?

난 다른 사람한테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거 같아. 혼자 잘난 맛에 살았기 때문에. 지가 잘난 놈은 그러잖아. 아무리 옆에서 뭐라 해도 난 잘났으니까 넌 그리 살아라~! 하고.
그래? 그런 형이 마음수련했다는 게 의외인데?

중3 때 처음 청소년 마음수련 캠프에 잠깐 간 적 있고, 대학, 군대 가느라 못 하다가 어느 날 엄마가 마지막 부탁이라면서 수련을 권하더라고. 엄마가 나한테 뭔가를 그렇게 간절히 부탁한 게 처음이었거든. 우리 엄마는 뭐든 다 받아주고 집에서 담배 피면 재떨이를 갈아주는 분인데, 엄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어. 그때가 막 군대 전역해서였으니까, 이제야말로 내 세상이구나 했는데, 수련하고 앉아 있으려니 괴로웠지. 지금 내가 뭐하고 있나, 나이트 가야 하는데 하고.(웃음) 그때 우리도 처음 만났잖아.

맞아. 형 만난 게 내가 본과 1학년 때였을 거야. 난 고2 때 처음 수련했었어. 온 시간을 다 쏟으면 전교 1등을 할 줄 알았는데 한 번도 못 한 거야. 같은 반 친구는 놀면서 하는 것 같은데도 전교 1등을 하고. 짜증도 나고 엄청 열등감이 밀려와서, 이건 사는 게 아니다, 막 우울할 때 아빠가 마음수련을 하신 게 인연이 돼서 나도 시작했지.

그나저나 넌 언제부터 그렇게 모범생 틀이 생겼냐?

초등학교 5학년 때 왕따를 당한 적이 있거든. 그 이후로 친구들이 날 미워하기만 해도 진짜 너무 가슴이 아팠어. 그래서 내가 잘해주면 되겠지 모두 그런 마음으로 대했던 거 같아. 또 수학을 잘하면 인정을 받으니까 공부를 잘해야겠다, 이게 내 무기다 생각했거든.

난 외동아들이라 어렸을 때 굉장히 오냐오냐 해주셨어. 그렇게 여리여리한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학교는 그렇게 안 해주는 거야. 거기서 상처를 많이 받은 거 같애. 그때부터 자존심도 꾸덕꾸덕 쌓은 거야. 초등학교 5, 6학년 때부터 휘하에 오른팔 왼팔 만들고.(웃음) 그런 게 결국 열등의식인 거지. 나는 약한데 세상이 나를 상처 입혔다. 사실 자기가 그런 마음을 집어먹은 것뿐인데. 중3 때 친구들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열등의식을 채우기 시작했어. 애들 삥 뜯고 양아치질하고. 니가 공부로 풀려고 한 거랑 똑같은 거지.

그래. 열등의식이었어.

뭔가 부족하니까 채우려 하고, 약하고 모자라니까 또 채우려 하고.

자연스레 상대의 마음 느끼며 이해하게 돼

이젠 그런 내 마음이 보이니까 계속 그 마음을 뺄 수밖에 없잖아. 그렇게 하다 보면 그 마음이 사라지고 진짜 없구나, 우주마음만 남았구나, 알게 되니까 진짜 편한 거야. 나는 착한 척도 엄청 했는데, 그걸 버리니까 친구들을 더 편안하게 대하게 돼. 유머러스하게 말도 할 줄 알아지고, 남의 말도 들을 줄 알게 되고.

자존심, 열등감 같은 걸 버리니까 비운 만큼 마음이 커지잖아.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남에게 피해 안 주게 되고 상대방에 맞춰 행동하게 되더라. 전엔 담배꽁초도 막 버렸는데 지금은 쓰레기통 찾아 버리게 되고, 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질 때가 많으니까 최소한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진 것 같애.

난 우리 과에 진짜 이해가 안 가는 형이 있었거든. 혼자 무지 튀는 거야. 그런데 수련하면서 그 형을 돌아보니까
아, 그 형은 그런 방식으로 사람들과 친해지는 거구나, 내가 공부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처럼. 나랑 똑같은데, 내가 뭐가 잘나서 저 형을 시비분별하나, 결국 내가 잘못한 거라는 걸 알았지. 그 이후로 그 형이랑도 잘 지내.

내가 먼저 편견을 없애면 그 사람도 나를 편하게 생각하게 되잖아.

그런 거 같아. 형도 처음 봤을 때는 무서웠어. 눈도 부리부리하고.(웃음) 근데 형이 말을 걸어오는 거야. 어느 순간부터 형이 너무 편하고 좋았어.

처음 수련할 땐 내 마음 버리기 바빠서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어. 그러다가 널 봤는데 되게 열심히 해서 본받아야 하는 애라는 생각이 들더라.

난 형이 뭐든지 자신 있게 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하게 대처하는 걸 보며 많이 배우게 돼. 난 그런 게 많이 부족하거든.

마음수련을 하면 벽이 허물어지니까 사람들끼리도 서로 다가가고 다가오고 하잖아. 학교생활에서도 어느새 내가 중심이 되어 있는 거야. 학점도 1.3인가 그랬는데 어느 순간 전액 장학금 받고 과 톱을 하고 있더라고. 수련 6개월 만에. 난 정말 확 변했다니까. 너도 그러지 않냐? 이번에 마음수련 동아리에서 너 춤추는 거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다고. 너무 잘하던데.

그랬어?(웃음) 사실 난 학교 다닐 때 나가서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애 보면 엄청 부러웠어. 나도 저기 서고 싶지만 난 못 할 거야, 공부나 해야지, 그러면서 보릿자루처럼 멀거니 서 있었거든. 근데 그것 또한 나를 옭아맨 하나의 틀이었구나 알고 나서는 그걸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애.

학점 1.3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보릿자루에서 춤꾼으로

내 틀을 깨기 위해 하다 보면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 자체가 즐겁잖아. 나도 수련하면서 왜 이렇게 살았나 싶어 일단 공부를 시작했는데, 잡념이 사라져서인지 학문적으로도 깊이 쉽게 이해하게 되는 거야.

맞아. 나도 수련하면서 한의학에 대한 확신이 더 생기는 거 같아. 한의학은 몸 마음의 근원적 이치와 음양을 많이 보는데 수련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많잖아.

마음수련하면 공대 공부는 공짜야 공짜. 진짜 너무 쉬워지거든. 그 두꺼운 책에서 외울 게 사실 한 장밖에 안 돼. 공대 공부 자체가 완전 세상 이치야, 때리면 부러지고 비비면 열 난다, 이것밖에 없어.(웃음) 옛날엔 원서를 2~3장 읽다가 다시 읽다가 안 되겠다, 넘겼는데 이젠 책을 딱 펴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보여. 그 공식을 외워. 그다음 연습 문제를 2, 3개 풀어. 그걸 내 걸로 만든 상태에서 앞에서부터 쭉 보잖아, 그럼 다 보인다. 책하고 하나가 돼.(웃음)

우와~ 진짜 짱이다. 성적이 어느 정도 올랐어?

수련하고는 4.3 이하로는 안 떨어졌지.

그럼 거의 A+ 아냐? 와~! 형이 책과 하나 된다고 하듯이, 우리가 모든 것과 하나 되면 얼마나 좋을까. 돌이켜보면 나도 친구도 우린 다 우주에서 왔는데. 우리는 왜 평화롭게 못 살고 싸우는지. 종교도 많고, 여당 야당 가르고, 왜 이렇게 시비분별이 많은지 몰라.

우리도 그래왔지만 마음을 버리는 것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애. 마음을 버리면 알잖아. 우린 본래부터 하나였다는 걸. 내 입장에서 벗어나 우주마음으로 살면 너나없이 잘 살 수 있을 텐데…. 그러기 위해선 빼기밖에 없는 거 같아.

맞아. 빼기. Subt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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